길가다 서점을 들렀다. 아무생각없이 들린 서적에서, 무슨책을 읽고자 하는건 아니었다. 그냥 구경이나 할 생각으로 서점에 들어갔는데 눈에 띄는 책이 있었다. 책표지는 그리 좋은 종이로 한건 아니지만 작은 크기에 쪽수도 그리 많아보이지 않았다. 한눈에 봐도 금방 읽을 듯한 크기의 책이었다. 그책은 마케터의 일이다.
처음 봤을때 책의 표지와 크기, 무게를 보니 이름만 마케터의 일이 아니고 책의 외적인 요소까지 마케팅적으로 잘 적용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욱 마음에 들어서 책을 집은 후 조금씩, 찬찬히 보았다. 나는 마케터가 아니었지만 흥미가 갔다. 사실 직업은 마케팅 관련 업이 아니지만 세상사람들 모두 마케팅을 한다고 생각한다. 직장에서, 친구사이에서, 어떤 모임속의 새로운 사람들 사이에서, 모두 마케팅을 한다. 내가 어떤사람이고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나의 어떤점은 어떻게 적용되는지 등등 자기자신을 알린다. 그리하여 사회에서 내 수요를 조절하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마케터의 일'은 나에게 의미없는 책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책을 펼쳤을 때 쉽게 넘어가고 읽기 좋았다. 글이 빡빡하게 들어차 있지 않고 적당히 여백을 가져 부담스럽지 않았다. 읽을수록 넘어가는 쪽수는 다른책보다 더 빨라 나름 성취감을 느끼기도 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건 마케팅을 하는 사람답게 허래허식이랄까, 먼가 어려운 표현을 쓰며 이해하기 어렵게 하는 내용을 쓰지 않았다. 한눈에 읽으면 내용을 파악하기 쉽고 간결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이해하기 더욱 좋았고 책이 더욱 정이갔었다. 내용을 제외하고 외적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책이었다.
책의 작은 목차까지 치면 여러목차가 존재한다. 그리고 작은 목차를 묶어 큰 목차로 4장을 나누었는데 마케팅의 기본기 / 마케팅의 기획력 / 마케팅의 실행력 / 마케팅의 리더쉽 이다. 난 마케팅에 관한 내용만 나오는 것일까 싶었지만 그건 내 착각이었다.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직장생활도 해본 내 입장에서 이 책은 비단 마케팅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었다. 책의 또다른 제목을 '직장생활 잘하는 방법' , '사업을 이끄는 리더가 꼭 봐야할 지침서'라고 지어도 상관없다 생각했다. 그만큼 사람들과 같이 하는 '일'을 진행하고 잘하는 내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책의 내용 중 정말 기억에 남는 것이 두가지 있었다. 한가지는 직장의 일은 '업무'만 잘하는 것이 아닌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것 또한 '업무'라는 것이었다. 그것또한 직장생활의 일부분이며 업무이다. 아무리 내가 주어진 일을 잘한다고 하더라도 직장생활은 누군가와 같이 화합해서 하는 일이다. 일이 많을 땐 나누기도 하며 어려울땐 서로 돕기도 하고 사람들과 협동하는 일이 많다. 그러다 보면 주어진 일, 해결해야 하는 일을 해결하게 되고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간혹 어떤사람들 보면 일은 잘하지만 사람들과 못지내는 경우가 있다. 이 사람들은 이 내용을 보며 한번쯤 생각하면 좋겠다 싶었다.
또 한가지는 직원들의 자율성에 관한 내용이었다. 사람은 누구든 실수를 한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실수하는 일이 정말 많이 발생하고 이를 줄여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할수있다. 이때 실수를 하는 것을 상사들은 당연히 용납하지 못한다. 그리 좋은 반응을 나타내지 않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이런저런 제한을 내건다. 이런 행동을 할때는 이렇게, 저런행동을 할때는 저렇게 등등 여러가지 제한된 환경을 만든다. 이 책에서 보면 상사는 일거리를 주고 해결하자고 팀원들에게 제안을 한다. 그리고 상사는 일의 해결방식에 대해 세부적으로 터치하지 않는다. 아무리 배테랑 이라도 터치를 하는것보다 직원들 자율적으로 해결하도록 맡긴다. 그게 오히려 결과가 좋다고 말한다. 그걸 보면서 말이 그렇지 내가 상사라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리고 그 상사의 배짱또한 두둑하다고 생각했다. 믿으니까, 책임질수 있으니까 맡긴 그 배짱말이다. 이렇게 두가지가 기억에 남았다.
마케팅을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 책을 보면서 생각이 더 열림을 느꼈다. 아마 최소 한번은 더 찾아볼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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